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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주의 아름다운 얼굴 ㊸ 파주녹색당 공동운영위원장 천호균, 송혜성씨

입력 : 2016-09-20 12:4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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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7세 농부·25세 취준생 “우리는 공동위원장”

 

 

지난 8월 25일 파주녹색당 총회가 문발동 ‘마당’에서 열렸다. 그 자리에서 파주녹색당을 끌고갈 파주지역운영위원장을 선출했다. 남녀가 공동운영위원장을 맡기로 하여 뽑힌 두 사람은 전국의 녹색당 운영위원장중 최연소, 최고령 남녀였다. 25세 송혜성(91년생, 파주 봉일천)씨와 67세 천호균(49년생, 파주 헤이리) 이 두 사람이 「파주에서」가 찾은 ‘파주의 아름다운 얼굴’이다. 두 분은 모두 이구동성을 ‘나에게 힘을 주는 녹색당’을 말했다.

 

녹색당 전국 최연소 운영위원장 해바라기 송혜성

지금 기자 시험을 준비중인 송혜성씨는 5살 때부터 23세까지 광탄면 낙머리 주택에서 살았다. 어머니가 집옆 텃밭에서 상추, 파, 가지, 고추 등을 계속 심었고, 점점 늘려나가면서 조금은 크게 텃밭농사를 지으셨다.

 

그래서 어릴적부터 뭔가를 키우고 따먹는 생활이 자연스러웠다. 아침에 “어~ 배고프네.”라는 생각이 들면 텃밭으로 가서 토마토 하나를 따다 먹었다. 20년 넘게 살았지만 파주에 대해 잘 모른다. 모든 생활권이 일산으로 향해있었다.

 

대중교통이 일산으로 나가는 것이 많았고, 그래서 파주출판단지가 생기고, 헤이리가 생겼지만 가볼 생각을 하지 못했다. 그러다가 녹색당 운동을 하면서 파주지역을 사랑하게 되었다.

 

고교때부터 기자가 될 생각을 했다. 그 때는 ‘네 꿈이 뭐냐?’고 물으면 ‘어떻게 살아야겠다’는 것보다는 ‘어떤 직업’을 답했던 시대였다. 그래서 ‘기자’를 택했다. 그 때 황우석 줄기세포 파동과 광우병 보도를 보았다. 진실을 알리는 것이 정말 멋있고, 내게 딱 맞는 일인 것 같았다. 그래서 그 이후 내 꿈은 그냥 ‘기자’이다.

 

여기에는 아버지 영향도 컸다. 텔레비전 채널권을 가진 아버지가 뉴스를 많이 보았고, 그래서 사회문제에 관심이 많았다. 그리고 학교 다니면서 반장 부반장을 많이 하니 선생님들로부터 ‘애랑 애는 네가 잘 보살펴줘’라는 부탁을 많이 받았다. 그러면서 주변 친구들에게 남들보다 더 많은 관심을 갖게 되었다. 정치에 대해 자유로운 집안 분위기도 현재의 자신을 형성하는데 큰 도움을 주었다. 2007년 대통령 선거때, 아버지는 정동영, 어머니는 이명박, 언니는 문국현을 찍었다. 송혜성씨는 말했다. “제가 녹색당 운영위원장이지만, 집안 식구들 정치적 성향은 모두 달라요.”

 

처음에는 지인의 “녹색당 가입해보자”는 제안에 대해, 당원 가입서를 몇 달 동안 쟁겨놓고 있다가, 활동하면 재미있을 것 같고, 앞으로 취직하면 하고 싶은 일을 할 기회가 없을 것 같은 생각에 녹색당에 가입했다.

 

“처음에 제가 활동가로 녹색당 실무일을 했기에, 운영위원장으로 나오겠다는 결심을 하게 된 것 같아요. 당 실무를 해보았고, 당에서 소통을 어떻게 하는지도 경험해보았기에 잘할 수 있겠다는 생각을 했어요. 그래서 운영위원장이 되었어요.” 차분하게 말하는 그의 말에는 미소가 담겨 있었다.

 

“농사야말로 살아있는 예술” 농부 천호균

천호균공동운영위원장은 헤이리에 살면서 ‘농부로부터’를 운영하고 있다.

 

“젊었을 때 직장생활을 했지요. 별 일 하는 것 같지 않은데 월급을 많이 받는 것 같아서 회사를 나왔어요. 이후에 회사를 차려서, 5일 근무제를 시행했어요. 회사가 커지면서 아트마케팅을 하려다보니 예술가를 많이 만났지요. 그리고 예술가들이 사업과 관계없이, 목적없이 최선을 다하고, 사회 정의나 아름다움을 사랑하고 나누는 마음에 반했습니다.” 그후 천호균위원장은 파주 헤이리로 오게되었다. 그리고 ‘농사’를 만났다. 그는 여기서 깨달았다고 한다. “농사야말로 살아있는 예술이고, 진짜 디자인이다. 예술의 끝이 농사이구나”. 예술을 사랑하고, 자연을 사랑한다는 그는 ‘인간이 할 수 있는 최상의 예술, 신의 영역이 예술과 농사’라고 강변한다.

 

초등 5학년 손녀가 “아버지는 예술 얘기 많이 하고, 집안의 화목, 소소한 이야기 많이 하는데, 할아버지는 환경, 동물, 식물 같은 철학적인 얘기를 많이 해요. 그래서 할아버지와 저와 코드가 딱 맞아요”라고 했다면서 은근히 손녀 자랑을 한다. 그래서 그는 그렇게 ‘멋진 할아버지’로 남고 싶다.

 

그런데 왜 정당활동을 하게 되었을까? 그냥 철학적인 멋진 할아버지로 남지 않고?

 

자신이 녹색당에 오게 된 것은 자연스러운 흐름이었다고 말한다. “농사가 최상의 예술이라 생각하다보니 자연스럽게 친환경적인 삶이 되었다. 그래서 예술이나 나눔이 지속가능한 비즈니스를 고민하며 생활하고 있다. 더 나아가 이것을 운동으로 하려다 보니 정치이고, 그것이 녹색당이었다.” 천위원장은 녹색당의 강령과 실천이 ‘자신이 생각하는 행복한 삶’에 자신감과 격려를 주어서, 자신에게 큰 도움을 준다고 말했다. 자신은 오히려 자신에게 이익이 된다는 이기적인 관점에서 녹색당 활동을 하고 있다며 “녹색당이 제게 시간을 뺏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녹색당이 제게 힘을 줍니다”며 그는 활짝 웃었다.

 

▲용산화상경마장 대책위원장을 모시고 경과를 듣고 있는 화사경마도박장대책위.

 

“삶의 작은 변화를 꿈꾼다면 녹색당과 함께…”

파주녹색당은 정치를 즐긴다

파주 녹색당 사람들은 정치를 즐긴다는 평가가 있다. 지난번 총선에서도 ‘정당투표를 녹색당에게’라는 피켓을 들고, 오일장과 전통시장, 역전 등을 돌면서 신나게 홍보활동을 해서 주목을 받았다. 파주는 접경지 보수지역이라, 올 국회의원 선거에서 파주을 민주당 박정후보가 국회의원으로 당선된 것으로도 아주 큰 변화라고 시민들은 인식하고 있다. 그런데, 파주에 녹색당이라니, 오히려 민주당에 더 힘을 실어주는 것이 의미 있지 않는가라는 질문을 많이 받는다고 한다.

 

천호균 위원장이 말했다. “다행스럽게 파주에는 DMZ가 있다. 전쟁의 산물이라 끔찍하지만 또 다른 시선으로 보면 선물이다. 이 상처이자 선물인 자연을 살리는 환경운동, 녹색운동이 더 절실하게 해야할 곳이다”. 그래서인지 임진강 준설, 화상경마장 설치, 농약 오염, 군부대 시설 등 파주현안이 있는 곳에 달려가보면 녹색당원이 반 이상이라고 한다.

 

송혜성위원장도 말을 보탰다. “기업이 편한 파주를 바라보고 있다. LG가 들어오고, 도로가 들어와도 삶이 좋아지는 것을 못느꼈다. 우리는 민주당이 하고 있는 것과 완전히 다른 것을 제시하고 있다”.

 

▲9.12경주지진 이후 가게 안에서 '핵발전소 당장 멈춰라' 피켓팅을 하고 있다.

 

먹거리 자립운동과 임진강 지키기

파주녹색당은 지금 한 달에 한 번 ‘참농부 찾아가기’ 공부모임을 하고 있다. 지역의 농부들과 생산에 관련된 이야기를 나누며 당원들이 ‘먹거리 자립경제’ 꿈꾸고 있다. 지역 생산자와 소비자가 서로 관계 맺어 친구처럼 가족처럼 관계를 맺는 것으로부터 ‘지역자립’, ‘먹거리 자립’을 실천하자는 것이다. 그리고 당장은 현안인 임진강 준설 반대운동을 펼치고 있다. 송혜성 위원장은 “경기도 녹색당, 전국 녹색당과 함께 임진강의 천연하구를 살리고 농민을 살리는 구체적인 정책을 만들어가고 있다”고 말했다. 10월 8일에 율곡수목원에서 임진강생명평화축제를 통해 생명평화 이야기를 나누며 자연과 어울어진 삶을 노래할 것이라는 자랑도 덧붙였다.

 

▲파주시장 비리진상규명대책위와 함께 거리홍보를 했다.

 

그리고 지역현안인 ‘파주시장 비리’ 재판에도 관심을 갖고 방청도 하고 피켓 시위도 하고 있다. 이번 9.12 경주 지진 다음날, 금촌역에서 ‘지진이 경고한다 핵발전소 당장 멈춰라’, ‘후쿠시마 남의 일이 아니다’는 피켓을 들고, 지진으로 위험해진 핵발전소 문제에 대한 경각심을 높이는 활동을 했다. 지금 현재 파주의 녹색당원은 150명이다.

 

가상 지방정부 구성하려 한다

여러 가지 활동을 하고 있지만, 녹색당은 시민단체는 아니지 않는가? 정당이라면 중앙정부든 지방정부든 집권의지가 있어야 한다. 파주녹색당은 지방정부에 대한 집권 플랜이 있을까?

 

천호균 위원장은 쉐도우 캐비넷구상을 말했다. “녹색당은 전세계적인 네트워크 정당이잖아요. 그래서 정책이 풀뿌리민주주의예요. 지역에서 녹색 운동, 환경보존을 정책으로 하고 있지요. 그래서 지역별로 점점 집권의지를 내고 있습니다. 쉐도우캐비넷으로 가상 지방정부를 구성하여, 지역정치 지역경제에 대해 운영위원회에서 논의하자고 했지요.” 나아가서, “녹색당 대의원제도처럼 지방선거 후보를 추첨해서 나가자”는 제안도 했다고 말했다.

 

녹색당이 파주시민들 마음에 뿌리를 내리려면 파주시와 파주시의회의 활동에 대해 더 많은 분석을 하고, 다가오는 지방선거에도 적극 나서야 할 것이다. 오는 9월 22일 ‘원전산업 해체를 위한 미래 성장산업’이란 주제로 파주시 국회의원 두 명이 토론회를 하는데, 파주녹색당이 적극 참여할 예정이다. 송혜성위원장은 예전과 달리 “같이 갑시다, 감시합시다”라는 움직임이 있어 좋다고 말했다. 젊은 당원들이 공부도 하고, 이것이 실천과 연결되어 후보가 자연스럽게 나오지 않을까라는 바램도 피력했다.

 

▲두 공동위원장을 뽑은 2016파주녹색당 정기총회.

 

“내 삶의 작은 변화를 꿈꾼다면 녹색당과 함께”

송혜성 위원장은 청년당원이 늘어나길 소망하면서, 모임을 만들려고 하고 있다. “내가 살고 싶은 세상을 고민하다보니 정당에 가입하게 되었다. 변화가 큰 것도 아니고, 변화를 만드는 것도 큰 일은 아닌 것 같아요. 마음 맞는 사람들이 모여 작은 이야기를 하고, 그것을 실천해 냈을 때 변화가 온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정당이라는 것을 거대한 것으로 생각하지 말고. 내 삶의 작은 변화를 위해 잠깐 시간을 낸다면 감사하겠어요.”

 

 

 

글 · 사진 임현주 기자

 

 

 

#48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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